6. 할머니의 죽음

'차 한 잔 문학 한 모금' 시리즈!
하루 중 자투리 시간에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문학 작품들을 선정하여 정성껏 제작하였습니다. 스마트 기기에서 전자책 독서의 즐거움을 누리세요!

현진건 단편소설, <할머니의 죽음>

1923년 <백조(白潮)>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소설이다. 

할머니의 임종을 둘러싸고 모여든 가족들의 심리를 날카롭게 포착한 매우 특이한 상황소설이다. 죽음을 거부하려는 할머니의 허망한 몸짓과 이를 지켜 보는 가족들의 이기적이고 작위적인 행동을 통해 인간의 부끄러운 모습을 실감나게 드러낸다.

"3월 그믐날 '나'는 시골 본가로부터 '조모주 병환 위독'이라는 전보를 받고 급히 시골로 내려간다. 곡성이 들릴 듯한 사립문을 들어서니 할머니의 병세는 이미 악화되어 있었다. 여든을 둘이나 넘은 할머니는 연로한 탓에 작년 봄부터 기운이 쇠잔하여 가끔 가물가물했었다. 멀리 떠나 있는 친척들이 모두 모여 긴장된 며칠을 보내는 가운데 집안에서 효부로 알려진 중모(仲母)는 연일 밤세워 할머니를 간호하며 기운을 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염불을 왼다. 그런 와중에 할머니는 정신이 흐릿해져 자손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된다. 할머니가 겪는 고통과는 달리 빨리 끝장 나기를 은근히 바라는 자손들은 직장때문에 무작정 눌러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급기야 한의와 양의를 불러 할머니의 상태를 확인하기에 이른다."